본문 바로가기

분류 전체보기17

설날 설날 밤 10시 지금 하늘의 별이 총총하고 형형하다. 테루와 나란히 서서 함께 소피를 본다. "테루, 올려다봐. 하늘이 어둡지? 그래서 별이 더 빛나지?" 했는데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지 않다. 고개를 쳐들지 않는다. 악양벌의 밤은 이제 불야성이다. 15년 전엔 마을을 밝히는 불빛이 드문드문 보였었는데 요즈음엔 외등을 켜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건지 울타리에 빙 둘러 외등을 단 집도 여러 집이다. 처음엔 새로 지은 어느 게스트 하우스에서 그렇게 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유행처럼 번져 나가 이젠 새로 짓는 전원주택 여러 채가 그걸 따라 했다. 밤하늘의 별들과 밤 마을의 등불들, 별들은 형형(炯炯)이 빛나고 등불들은 색색(色色)이 밝힌다. 설날인 오늘 연못 대청소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. (2021/02/12/금) 2021. 7. 26.
테루, 36계 연마 테루, 오늘은 36계 병법 중 제6계와 제21계를 연마하다.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러는 걸 보면 36계 병법을 전생에 이미 익혔던 모양이다. 제6계 성동격서(聲東擊西) :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을 공격하다. 제21계 금선탈각(金蟬脫殼) : 매미가 허물을 벗듯 감쪽같이 몸을 빼 도망하다. (2021/02/10/수) 2021. 7. 26.
벌과 매화 곡괭이는 어깨에 메고 삽은 손에 들고 터벅터벅 내려가는 길, 아래 밭으로 가는 길목의 매실나무에 일찍 망울 터트린 꽃송이에 벌이 앉아 있길래 발걸음을 멈추었다. 피기 시작한 나무들의 매화는 더 많이 피었다. 밭을 가는 경운기 소리는 오후 내내 들렸다. 고로쇠 나무 수액 받으려고 뒤로 올라가는 사람도 보이는 등, 사람들의 움직임이 더러 눈에 띈다. 지금 이 시각, 비가 내리는 날이 아닌데도 저 아래에서 우는 개구리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. 그저께 그 벌인지 다른 벌인지는 몰라도 벌이 꽃 속에 얼굴을 파묻고는 움직임을 덜 보이기에 셔터를 눌렀는데, 찍고 나서 보니 매화 속의 그 넘이 잘 보이지 않는다. (2021/02/06/토) 오늘, '미세먼지 좋음', '초미세먼지 나쁨'이어서 오후엔 거의 내내 마스크를 .. 2021. 7. 26.
봄 일 워밍 업, 호박 구덩이 오후, 햇살이 쫙 펴졌다. 나는 기지개를 켰다. 강아지 테루가 지난달 13일에 여기 온 후, 테루와 함께 하느라고 일손을 놓고 있었다. 입춘을 하루 넘긴 오늘 오후, 햇볕이 무척 따뜻해 삽을 들고 본격적인 봄 일 시작 전 워밍 업을 했다. 호박 구덩이 두 개 및 박 구덩이 한 개를 판 후 잘 삭인 소똥 거름을 잔뜩 넣었다. 한 보름 후에는 유박 비료와 복합 비료를 더 넣은 다음 호박과 박을 심게 된다. 이제 슬슬 시작이다. 봄 일 전의 겨울 밭 일, 이제 슬슬 달려들 때이다. 개구리도 지난번 비 내릴 때 울고 했으니까. (20210204목) 2021. 7. 26.
풍로 굴과 전복과 고구마를 풍로에 올렸다. 풍로는 구례시장에서 산 건데, 점원이 묻거나 요청하지도 않았음에도 먼저 추천을 해서 사게 되었다. 그런데 먼저 권유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. 우리 둘이서 데크 탁자에서 무엇을 구워 먹기에 딱 맞다. 그것이 소고기 돼지고기건, 생선이건 굴 또는 전복이건 고구마 건 또 찌개이건... 숯은 우리가 여기서 참나무 장작 불 땐 후 직접 만든 거. 고구마 또한 구례시장에서 산 거고 전복은 완도에서 공수해 왔다. 테루 보러 온 막내 내외는 내일 상경한다. (2021/01/30/목) 2021. 7. 26.
돌풍 와, 돌풍의 위력이란! 강풍은 어젯밤 밤새 난리를 쳤다. 오늘 아침 그리고 오전에는 좀 잦아들어 이제 끝나려는가 보다라고 생각했다. 그런데 이게 웬일? 갑자기 바로 뒤 산 중턱에서 굉음을 내더니, 그리고 나무들이 심하게 요동치더니 순간 돌풍이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게 아닌가. 그때 옆의 대밭 대나무들이 다 부러지는 줄 알았다. 테루랑 놀고 있던 나는 이거 이러다가 돌풍 회오리에 휩쓸리는 것 아닌가 하고 긴장하는 순간, 갑자기 지하수 모터 펌프실의 철판 덮개가 붕 떠서 저쪽 웅덩이 바로 앞에 떨어진다. 그리고 또 장독 깨어지는 소리가 저쪽에서 와장창 하고 난다. 무거운 철판 뚜껑이 이쪽으로 날아와 떨어졌더라면 큰일을 당할 뻔했다. 장독대로 급히 가서 보니 바로 뒤의 누구네 밭 한쪽에 쌓아둔 자재 더미에서 .. 2021. 7. 26.
테루, 의문의 탈출 지난 25일 월요일, 꼭 다녀와야 했기에 강아지 테루를 도그 하우스에 넣고 자물통을 채운 다음 부산 집으로 출발했다. 출발하기 전에, 혹시 테루가 빠져나올 구멍이 어디 있는지 몇 번 점검하고, 작은 구멍이라도 발견되는 대로 다 막았다. 이제 막 생후 2개월짜리 강아지인지라 혼자 두고 가는 게 영 마음에 걸려 데리고 갈 생각을 하기도 했다. 하지만 워낙 먼 거리여서 그렇게 하는 건 강아지를 더 혹사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하는 걸 포기하고 대신 최대한 빨리 다녀오기로 했다. 사료와 식수를 충분히 도그 하우스에 넣고 잠자리도 잘 마련해 놓고는 출발했었다. 출발하기 전에 적응 훈련(?)도 했다. 하루 밤낮을 도그 하우스에서 지내게 한 것이다. 부산 집에서 볼 일을 본 후 다음 날 산기슭 길뫼재로 .. 2021. 7. 18.
테루 도굴 본능 고무 대야에 담요를 깔아 주었더니 제 발로 걸어 들어가 잤다. 어젯밤 얘기다. 많은 눈이 내린 다음 날인지라 오늘 추울 줄 알았는데 뜻밖에 온화했다. 고무 대야를 잔디밭에 놓았더니 거기로 들어가 노닥거린다. 온화한 햇볕이 테루의 마음까지 녹인 듯. 테루 닷새 째 오늘 오후 얘기다. 땅굴을 파려나? 도굴할 게 있나? 두더지 이동하는 소리라도 들은 건가? 말려도 안 되고 간식으로 유혹해도 멈추지 않는다. (20210119일) 2021. 7. 18.
머그와 잉어 머그, "원통형 또는 위로 갈수록 약간 넓어지는 큰 컵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로 주로 진하지 않은 커피를 담아 마신다."(요리백과) 머그, "손잡이가 있으며 받침이 없는 잔. 한국에서는 머그컵이라고도 불린다.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다. 단 영어로서는 머그 자체에 컵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어 겹말이 된다. 하지만 머그컵 자체가 외래어기 때문에 머그컵이라도 써도 틀린 말은 전혀 아니니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. 오히려 머그보다는 머그컵이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인다."(나무 백과) 삼천포 금암요 도예가이신 달묵 선생이 산기슭에서 커피 담아 마시라고 손수 제작하신 머그를 보내 주셨다. 택배로. 오후, 잉어가 아직 살아 있을 때 빨리 가져가라고 연락이 왔다. 잉어니까 클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가지려 가서 보니 엄청 .. 2021. 7. 18.
테루 온 지 3일째 1월 13일 수요일이 테루가 길뫼재 여기로 온 날이니 오늘 밤이 세 번째 밤이다. 첫날밤은 낑낑대는 소리에 잠을 설쳤고, 어제 둘째 날 밤은 두 바탕 소동 속에 뜬 눈으로 새다시피 했다. 테루와 함께 한 이틀 만에 편은 입술이 부르텄다. 그리고 셋째 날인 오늘 밤 지금은 어제그저께와 영 다르다. 조금 낑낑대더니 지금 잘 자고 있다. 어제오늘 하루 종일 놀기도 했고 이틀 밤을 밤새 낑낑대기도 해서 피로 때문에 그렇겠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. 달라진 환경과 우리 두 사람에게 적응한 안도감이 저렇게 깊은 잠을 부른 것 같다. 편과 나는 교대로 테루 놀이의 상대역을 했다. 사흘을 함께 하면서 보니 우리 테루가 첫째, 담력이 센 것 같다. 둘째, 장난이 엄청 심하다. 바짓가랑이를 물고서는 도대체 놓아주지 않는.. 2021. 7. 18.
테루 데려 오는 날 택배로 받은 켄넬 조립 완료했다. 이제 강아지 데리러 갈 일만 남았다. 오게 될 그 녀석 맞이를 위해 도그 하우스(견사)를 손질도 하고 청소도 했다. 황토 방앞 정자 아래에 작은 도그 하우스(개집) 하나 더 설치하기도 했고. 그리고 이 켄넬은 정자에 놓고 당분간 강아지에게 안방처럼 거처하게 할 예정이다. 데리러 가는 날부터 얼어붙은 날씨가 조금 풀리긴 풀릴 모양인데 그래도 화끈하게 풀리진 않을 모양이다. 빙점 이하의 날씨가 참 오래간다. 오늘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. 강아지 분양 적기는 출생 후 8주 전후라고 하니 8주째인 오늘 딱 맞게 분양받아 오긴 했다. 그래도 너무 어린지라 부모 형제 이별하고 얼떨결에 산기슭 여기까지 끌려 온 테루가 좀 애처롭긴 하다. 테루는 부견인 러시아 '라이카'와 모견인 영국의.. 2021. 7. 18.
진공 청소기 LG 코드 제로 청소기가 왔다. 자녀들이 보낸 나의 버스데이 선물이다. 제품 명은 . 노트북 피시를 버스데이 선물로 주겠다는 걸 내가 무선 청소기로 보내달라고 했다. 노트북은 비록 오래되긴 했지만 별 탈 없이 잘 쓰고 있고 또 이 기회에 무선 청소기로 바꾸지 않으면 유선 청소기를 앞으로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랬다. 편이 지금 쓰고 있는 것을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. 써보니 좋다. 소음도 적고 선이 없고 끌어야 하는 통(동글이)이 없으니 편하다. 그런데 버스데이 선물이니 이건 내 것이라고 살짝 으스대다가, 으스대면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하마터면 덤터기 크게 쓸 뻔했다. "이거 내 거. 그러니 사용료 2,000원!" 했더니 편이 입을 삐죽한다. 그러면서 "그려, 당씬 거니까 당신.. 2021. 7. 18.